The Lion's Den


이전 : Into the Deep

다음 Part of Something Momentous, Part IV




언더트레인에서 내리면

누군가 환영 준비를 해뒀다고 제스파가 중얼거린다.


해골들을 모두 처리하면

제스파가 빛이 보이는 방향으로 달려간다.



아 경치 좋......



어이쿠; 표범이....



헐, 언데드도...



돌아다니다보니 어둑어둑해졌다.

제스파의 말에 의하면

이곳은 문샤인 섬(Moonshine Island),

그리고 저쪽에 보이는 야영지는 타라노 코어렉의 병사들이라고 한다.

그는 둘 중 하나가 잡혀도 기회를 노릴 수 있도록

여기서 따로 이동하자고 한다.


제스파는 내게 실버 플레이트를 하나 건네주고

자기는 동쪽에서 잠입할테니 나는 서쪽으로 가라면서

붙잡히거나 영웅놀이를 하지는 말라고 당부한다.

군대 전체를 상대하게 될 걸 생각해보면

아무리 내가 능력이 좋다 해도 그건 안될 말이니까.


이 플레이트는 어디다 놓는게 좋을까?


야영지 안이라면 어디나 상관없겠지만

당연히 장교나, 더나아가 코어렉의 막사라면 더할나위 없을 것이다.


>> 알았어... 가자.


제스파는 동틀녘에 여기서 보자는 말을 남기고...

...너 왜 가만히 서있는거냐 ; 가. 가란말이야 ;



자 어떻든 ; 나는 나대로 이동하자.

아, 나 잠입은 소질 없는데...

들키면 게임오버려나.

아니 그보다 ; 라이트마법 계속 쓰고 있어도 되는건가 ;;



별다른 어려움 없이 풀숲에 숨어 전진하다보면

저 멀리 신전처럼 보이는 건물이 있다.

왠지 저기로 가야할 것 같구나! -_-!



계단을 오르면 흉측한 석상 앞에 동물 시체 같은게 보인다.


가까이 가면 갑자기 곰 시체, 아니 하이 원(High One)이 

이것봐라, 계속 발버둥치는 부랑아잖아, 하고 아는척한다.


3. 처음엔 꿈이더니, 이젠 또 동물들이라...

이런 인형극은 대체 왜 하는거야? 직접 말 거는게 무서워?


무섭냐니? 곰이 코웃음치자 거미가 다가와 날보고 우습댄다.

그러더니 늑대도 나타나 

내가 포기하려 하지 않는게 우스운 거라고 친절히 설명해준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선 이런 몸부림이 헛되다는걸 알면서도

계속 싸우려 하는게 우습다고.

하지만 어쨌건, 난 큰 진전을 했다.

시질 스톤에 불을 붙였고 비콘(Beacon)을 찾았으니.

하이 원들은 이런 점이 재미있다고 한다.

저항하는 것들을 거둬들이는 일보다 더 재미있는건 없으니까...

덕분에 모든게 더 흥미로워 진다나.

곰이 내게 한가지 제안을 한다.

뭐든 물어보면 정직하게 대답해주겠다고.

싫으면 그냥 떠나면 된다... 결정은 내게 달렸다.


2. 뭐 그럼... 대체 내가 왜

너희들이 진실을 말해줄거라고 믿어야 하는지부터 물어볼까.


곰은 그건 내가 결정할 일이라면서 묻거나 떠나라고 한다.

내가 뭘 어쩌건 결국 나와 내 사람들은 불타버릴 것이다.

그럼에도 때로는,

구제받을 수 있다는 희망은 그 자체만으로 가치가 있는 법이다.


4. 이 기계, 비콘은... 그건 정말 뭐야?


그건 내가 생각하는 그대로의 기계라고 한다.

이 모든 것을 끝낼 수 있는 무기.



그럼 너희는 두려워해야 하는거 아니야?


두려움, 증오, 기쁨...

곰은 자기들이 인간의 방식대로 생각할거라 추측하는거냐고 대답한다.

진정한 신이란 단순히 화염구를 던질 능력이 있는 인간,

그러니까 죽은 라이트본과 같은 인간 이상의 존재이다.

진정한 신은 그 존재만으로 의지에 따라 현실을 만들어낸다.

나 이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많은 이들이 그 무기를 찾아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하이 원들은 여전히 존재하고,

정화(Cleansing)도 임박했다.

이건 무엇을 뜻하는가?


3. 그런다고 변하는건 없어. 우린 너희를 막을거야.


도도한 말이다.

곰은 그런 말에 힘이 나거든 그 생각에 기대라며 비웃는다.


2. 왜 나야? 왜 내가 사절이 된거야? 난 왜 에코(Echo)를 들을 수 있는건데?


곰은 내가 무슨 소릴 듣고싶어 하는지 알겠다면서

나는 특별하고, 항상 그랬었다는 대답이 듣고싶었던거 아니냐고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나는 그저 잘못된 시간에 잘못된 장소에 있었을 뿐이었다.

곰은 나 덕분에 자기들 임무가 더 쉬워졌다고 빈정거린다.

내가 약하기 때문이라고.


2. 네림인들은 왜 여기에 있는거야?


그들은 비콘을 부수려 한다.

재밌지 않은가?

그들이 이들의 일을 해주고 있다는 것이.



하지만... 어째서? 그들도 사이클에 대해 알아?


안다. 하지만 그들은 순진해 빠졌다.

그들은 정화는 좋은 것으로,

그리고 이들 하이 원은 인류를 더 높은 위치로 승격시키기 위해 

등장한 것으로 여긴다.

진화... 그들은 그렇게 부른다.

마치 도마뱀은 용이 되고 새는 마이라드가 되는 것과 같다고.

그리고 그들의 리더인 타라노 코어렉은

자신을 나와 같은 사절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1. ...그가 스스로를 사절이라 '생각'한다고? 정말 사절이 맞아?


아니다.

그리고 아란티얼도 사절이 아니랜다.

코어렉은 스스로를 구원자로 여긴다.

인류를 영광스러운 미래로 이끌기 위해 선택되었다고...

하지만 그는 스스로의 자부심에 희생되었다는걸 이해하지 못한다.

이들은 내 앞에 나타나는 것 처럼 그의 앞에 나타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한다.

이 게임에서 유일하게 중요한 존재는 선지자, 바로 나이다.


1. 너희가 원하는게 그거야? 우리를 더 높은 위치로 승격시키는 것?


곰은 나를 향해 진정 눈 뜬 장님 아니냐면서

자기들은 결정의 사절이자

시간이 굴복하기 전 존재의 정수라고.. 

..뭐래..

여하튼 오래 전 죽은 자의 꿈이 현실이 되기 직전이다...

그로 인해 우리는 멸망을 맞을 거라고 한다.


2. ...더이상 물어볼건 없어.


곰은 이제 가보라고 날 쫓는 시늉을 하면서

헛된 탐색을 계속 하라고 조롱한다.

그리고는 아픈건 미안하다고 뜬금없이 사과한다.


동물 형체들이 사라짐과 동시에 병사들의 공격 소리가 들리며

누군가 내 머리를 내리친다.

끄아앙...



정신을 차리면 누군가 코어렉에게 

내가 깨어났다는 사실을 보고하는 소리가 들린다.

? 정신은 들었는데 앞이 안보인다.


코어렉은 일단 소개를 하겠다면서

내 왼쪽으로는 수십년 동안이나 오스티안 아레나의 마스터인

자기 경호원 사마엘이,

오른쪽으로는 네림 북부에서 가장 뛰어난 검술가이자 

자기 군대의 지휘관인 블레이드마스터 알마 소단이 있다고 알려준다.

뭐가 보여야 말이지...

게다가, 밖에는 정예 병사들로 이루어진 주둔군이 있다.

그러니,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을거라 믿어도 되겠냐면서

문명인들이 그러하듯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한다.


2. 아, '문명인' 좋죠. 특히나 누군가와 대화를 시작할 때

기절시킨다음 묶었다가 눈가리개까지 씌워두는건.


코어렉은 좋은 지적이기는 하지만

그 '누군가'가 자기 야영지에 잠입하려 했던건 깜박 한거냐면서

그점을 따지면 그게 그거라고 빈정댄다.

그나저나 이들은 '내 친구'도 붙잡았다고 한다.

그는 야영지 위쪽 막사에 있는데

우리 둘의 이야기를 비교할테니 사실만 말하는게 좋을거라고 하면서

사마엘에게 내 눈가리개를 풀어주라고 지시한다.


코어렉은 짐짓 정중한 태도로 

카바에트의 전 통치자이자 이제는

네림의 자유민을 대표하는 코어렉 가문의 타라노라고 자기를 소개하며

'분명 이미 알고 있겠지만.' 하고 덧붙이고는

내 정체를 묻는다.

...아, 그가 사실만 말하라고 했던건 진심이다 -_-; 

여기서 거짓말 하면 게임 오버예요....



1. '네림의 자유민'?


맞다. 그들은 스스로를 그리 부른다.

내전에 끝나고 네림은 다시금 연합되었다... 

독재와 거짓 신에게서 자유로워진 채로.

그들은 더이상 군주를 따르지 않으며

이곳 엔데랄과는 다르게 어떤 우상도 섬기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삼천포로 빠진듯. 그는 다시 내게 누구냐고 묻는다.


>> 에어.


그는 누가, 왜 나를 보냈냐고 묻는다.


질문은 왜 해요? 어쨌든 날 죽일거 아니에요?


사실, 그렇지 않다. 안죽인댄다.

그는 내가 뭘 믿든간에 자기는 도살자가 아니며

재미를 위해 살인을 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내가 오늘 밤 살아남는다고 약속해줄 수는 없지만

협조한다면 살아날 확률이 대폭 높아질거라면서

누가 보냈냐고 재차 묻는다.


>> 2. (한숨) 홀리 오더. 

그들은 당신이 왜 여기 있는건지 알고싶어 해요.


그는 의심한대로라면서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내 물건들을 좀 살펴봐야겠다며 양해를 구한다.



물건을 둘러보던 코어렉이 실버 플레이트를 발견하고

감시하려던 의도를 눈치채자

알마가 죽인다면서 즉시 도끼를 빼든다.

블레이드마스터라매!!


어쨌든 흉흉한 가운데 코어렉이 그녀를 만류한다.

자기는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고, 난 정직하게 밝혔으니...

코어렉은 사실 이건 그들에게 이득이 된다고 생각하는듯 하다.

플레이트를 이용하면 자기 세력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고도

아란티얼과 협상할 수 있을테니까.

알마는 어리둥절한듯 어떻게 그게 가능하냐면서

이 플레이트들은 뭐냐고 묻는다.

그리고 익숙한 설명이 이어진다.

파이리안의 옛 유물로, 마법을 통해 

한쪽 플레이트의 소리를 다른쪽으로 이동시킨다는 설명.

코어렉은 분명 지금 이 순간,

틸로 아란티얼과 나라줄의 배신자들이 반대편에 모여

누군가 플레이트를 작동시키기를 기다리고 있을거라고 확신한다.

그는 사마엘에게 플레이트 작동법을 아냐고 묻는다.



원하던 답변을 얻었는지 코어렉은

아란티얼과 대화할테니 작동시키라고 지시하면서

그가 평생에 한 번 만큼은 귀기울이기를 바란다고 중얼거린다.

그렇지 않으면 재앙 뿐일테니까.


작동되면 코어렉이 아란티얼을 부르며

목소리가 들린다는걸 알고 있으니 

게임은 그만 두는게 어떻겠냐고 외친다.

잠시 기다리던 그는 답이 없자 

입 다물고 있을 수는 있겠다면 할 수 없지만

그 오만함의 값을 누가 치르게 될지 알아야 할거라고 덧붙인다.



그러자 실버 플레이트 위에 아란티얼의 형상이 나타나

이십년이나 지났는데 이젠 전쟁은 충분하지 않냐고 입을 연다.

코어렉은 그 이십년의 전쟁은 너희 신들이 

사람들을 억누르는 바람에 벌어진 것 아니었냐며

그 사실조차 부인하고자 하는거냐고 말을 받는다.

아란티얼은 그런 비난이나 하자고 대화를 시도한거냐고 되묻는다.


그런건 아니다.. 그래서 대화를 하자 한 건 아니었다.

코어렉은 기회를 주고싶어 대화하는 거라고 한다.

그들은 우리가 하이 원과 싸우는걸 알고 있으며,

하이 원을 막기 위해 비콘을 다시 만들어내려 한다는 것도 안다.

그 말에 아란티얼은 코어렉을 바라보며

정화는 모든 삶의 종말을 뜻하니 이치에 맞는 행동이 아니냐고 묻지만

코어렉은 그 말에 동의하지 않는듯 하다.

그는 하이 원이 정말 어떤 존재인지,

그들이 무엇을 상징하는지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아란티얼 역시 그들을 막으려 하지 않을거라고 대답한다.

코어렉은 그들을 진화라고 생각한다.

인류가 더 높은 레벨로 '승천'하게 될거라고.


아란티얼은 믿기지 않는듯 "...뭐라고?" 하고 되묻는다.

하지만 코어렉은 잠시 드러난 사실만 생각해 보자면서

이 '정화(Cleansing)'가 어떤 형태가 되든, 

폭력적으로 이루어질 거라는 증거는 없다고 주장한다.

맞다, 파이리안은 사라졌다. 

하지만 그들이 단순히 다른 곳으로 가버린게 아니라는걸,

그들이 '탈바꿈'했을지도 모른다는걸 우리가 어떻게 아는가?

그의 생각에 하이 원은 우리의 적이 아니다.

그들은 진화의 다음 단계이며 

우리에게 목적을, 즉 지난 천 년간 살아온대로인 단세포적인 생명체 

그 이상의 존재가 될 수도 있다는걸 알려주는 사절이다.

그게 정화이다.

코어렉은 그걸 이해하지 못하겠냐고 아란티얼을 다그친다.

정화는 인류가 악에서 벗어나 연합하여

존재의 더 높은 레벨에 닿는 순간인 것이다.



할 말을 잃은 아란티얼은 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그런 터무니없는..." 하고 중얼거린다.


코어렉은 여전히 열띤 어조로

아란티얼에게는 그렇게 들릴지 모르나

자기는 두 눈으로 직접 봤다고 주장한다.

신들이 사라진 이후 하이 원이 자기에게 꿈을 보여줬고

그 꿈에서 코어렉은 미래를 볼 수 있었다고 한다...

그건 정말 영광스러운 장면이었다.

코어렉은 인간으로 남는건 우리의 운명이 아니라면서

그들의 도움을 받는다면 우리가 신이,

엔데랄이 숭배하는 우상이 아닌 진짜 신이 될거라는 말로

아란티얼을 설득하려 들면서

받아들이든 그렇지 않든 이건 사실이라고 덧붙인다.


아란티얼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면서 코어렉에게 호통을 친다.

빈 전역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죽은자들이 무덤에서 일어나며

사람들은 분명한 이유 없이 서로를 죽이고 있지 않은가.

그는 코어렉이 무슨 꿈을 꾸고 있든...

지금의 이런 상황이 '진화'로 보이냐고 묻는다.

코어렉은 레드 매드니스에 대해서라면 알고 있지만...

그것 역시 패턴이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냐고 되묻는다.

오직 특정한 사람들만 발병한다는 것을.

그건 생각에 제약을 받는 자들...

사고방식이 자유롭지 못하고 

미신적이거나 무지한 자들에게서만 발생한다.

코어렉은 엔데랄 주민같은 사람들,

신에 대한 진실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그렇다고 꼬집는다.



그러자 아란티얼은 레드 매드니스가 오직

종교적인 사람들에게만,

그러니까 여전히 라이트본을 믿는 사람들에게만

영향을 준다는 말이냐며 어이없어 한다.

하지만 코어렉은 단호하게 지나친 독실함은 

부조리함을 이성보다 높게 치는 법이라고 말을 잇는다.

그런식으로 사고하는 자들은 진화할 준비가 되지 않은 것이고,

따라서 레드 매드니스를 통해 걸러지게 되는 거라고.

말하자면 자연 도태라고 볼 수 있다.

코어렉은 아란티얼이 레드 매드니스의 영향을 받지 않은것도

이걸로 설명이 된다고 주장한다.

그는 그 자신과 오더가 유지하기 위해 수년간

그렇게 힘들게 싸워온 것이 거짓이라는걸 이미 알고 있으니.


아란티얼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오더 내에서도 레드 매드니스가 발병한 사례가 있다고 역정을 낸다.

그리고 우리 역시 꿈에서, 그리고 연대기에서

정화를 통해 우리에게 어떤 일이 닥치는지 모두 보았고

그건 '진화'같은 것과는 전혀 연관이 없었다.

그는 코어렉을 향해 스스로가 하는 말을 들어보라면서

마치 정신나간 예언가같은 말이 아니냐며,

그렇게 되고싶은거냐고 외친다.


코어렉은 예상한 그대로의 반응이라며 덤덤히 받아들이고는

적어도 자기 제안은 듣지 않겠냐고 묻고,

아란티얼은 못마땅한듯 입을 다물고 있다가 

마지못해 말해보라고 한다.

정화는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다. 네림의 자유민이 그렇게 만들테니까.

그들은 지난 수세기동안 그러했듯

퇴보하는 자들이 인류의 진화를 막도록 두지는 않을거라고 한다.

그러므로,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면 

비콘 건설을 그만두라는게 코어렉의 제안이다.

그리고, 엔데랄인들에게 신에 대한 진실을 말하라는 것도.

그래야 때가 되면 그들 역시 '승천'할 수 있을 테니까.

코어렉은 아란티얼이 아까 말했듯

이 세계는 전쟁이라면 충분히 겪었지 않았냐면서

전쟁은 이쯤하자고 한다.



아란티얼은 그럴 수 있었다면 그리 했겠지만

그런걸 요구한다면 안된다고 단칼에 대답한다.

코어렉은 그리 하도록 강제할 수 밖에 없다면서

유혈사태가 벌어지고 무고한자들이 죽을거라고 위협한다.

코어렉이 이 모든 사태를 아란티얼의 탓으로 돌리려는듯 하자

아란티얼은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대화는 끝났다며 통신을 끊어버리고,

코어렉은 어리석은 놈이라고 혀를 찬다.


통신이 끊어지자 코어렉은 알마에게

아란티얼이 원한다며, 공격을 준비하라고 지시한다.

내내 팔짱을 끼고 나를 노려보던 알마는

죄수들을 어찌할거냐고 묻고,

턱을 긁으며 잠시 생각하던 코어렉은

이제 전쟁이 벌어졌으니 나는 그의 적이 되었지만

말했듯 자기는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니

풀어주겠다고 한다.


그리고는 벽에 기대있던 사마엘을 불러

나를 잠재우고 내 친구와 함께 뗏목에 태우라고 지시한다.

살아남는다면, 뭐 그런거고...

그렇지 못하다면 뭐 그것도 좋다면서.



아, 또... 

때릴거야? ;;



이건 또 뭐야...

정신이 들면 내 '집'이 보인다.


어... 

근데 아빠 얼굴이 좀... 

옷도 좀...



아빠는 어라, 이게 누구야... 하면서

계속 찾고 있는거냐고 친근하게 묻는다.


네, 아빠. 

그리고 이제 어디서 찾으면 되는지 아는 것 같아요.


아빠는 그게 정말이냐며 놀란 표정을 짓는다.

사실, 좀 믿기 힘들댄다.

하지만 곧

"네가 뭘 하고 있는건지는 알겠지. 넌 언제나 그랬으니까." 하고 납득하고는

어서 안으로 들어가자고 나를 재촉한다.

작은 깜짝선물을 준비했다고... 아니, 어쩌면 크게 놀랄만할지도.

아빠는 그건 내가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를거라면서 음침하게 웃는다.



아빠를 따라 집 안으로 들어가면... 

왜이렇게 어둡냐.. 

근데 식탁쪽에 ... 


아빠가 엄마와 여동생을 파냈다고 장난스럽게 짜잔! 하면서

아름답지 않냐고 묻는다.

그러자 엄마와 여동생(...)이 감정없는 목소리로 

'아름답지 않냐'고 따라 말한다.

천으로 얼굴이 가려졌는데도 날 보고 있다는게 느껴진다. 무셔...


아빠가 자리에 앉는 날 바라보며

이제 자기들, 죽은 사람들이 뭘 하는지는 관심 없지 않냐고 떠보듯 하더니

이내 인상을 쓴다. 목소리도 점점 과격해진다.

"넌 이제 중요한 사람이니까! 하! 이게 믿어져?

그녀는 중요해! 그녀는 선택받았어!"

아빠가 어처구니없다는듯 말을 뱉자 

엄마와 동생이 선택받았어! 하고 코러스를 넣는(;)다.


그는 예언이니 정화니, 비콘이니 하는 이 모든 난리법석 통에

뭔가를 잊은건 아니냐고 묻더니 불쑥 나를 향해

'넌 약하다'고 한다.

한심하고, 쓸모없고, 약하다고.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항상 그럴거라고.

"사람을 구한다고, 네가? 말도 안되지!" 



그러다 아빠가 갑자기

어쩜 자기들이 틀렸을지도 모르겠다고 말을 바꾼다.

몸을 일으켜 창문쪽으로 걸어가면서

자기에게 그냥 말해주는건 어떻겠냐고 묻는다.

왜 나인지. 왜 하필 내가, 문제를 해결하는 자가 되어야 하는건지를.


아빠가 팔짱을 끼고 날 노려보며

어째서 '내가', 수천년 동안 

인류가 겪어왔던 뭔가를 막을 수 있다는 거냐고 묻는다.


나... 나도 몰라요, 아버지.


아빠는 모르는게 당연하다며 코웃음친다.

그의 눈에 난 그냥 멍청하고 더러운 애새끼,

살인이나 하는 멍청한 자식일 뿐이다.

아빠는 내가 자기를 또다시 행복하지 않게 만들었다고 화를 낸다.

나때문에 욕을 하게 됐는데, 욕하는건 죄악이라고.



그는 그저 내가 볼 수 있게 도와주려는 것 뿐인데 이해를 못하겠느냐면서

이건 '내가' 아니라는게 이해가 안되냐고 묻는다.

나는 나 자신이 아니랜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나도 아빠만큼이나 그걸 잘 알고 있댄다.

엄마와 동생도 '넌 알고 있어!'하고 외친다.

모르겠는데요...!

그보다 불타고 계신데요 ;


아빠는 그냥... 다 내려놓는게 왜 그렇게 힘드냐고 묻는다.

우린 그냥 단순한 농부들이다. 영웅을 낳는 사람들이 아니고.

아빤 내가 있을 곳도 이곳, 죽은 자의 영역이니... 그냥

나 자신이 쓰러지도록 내버려 두라고 한다.

처음에만 아플 뿐,

그 다음엔... 마치 잠에 빠지는 것 같을거라고.

그는 가족들이 나를 너무나 그리워한다고 애원한다.

여동생도 다시 나와 놀고 싶어한댄다...

엄마와 동생도 '너와 놀거야' 하고 장단을 맞춘다.


그리고 아빠와 나는... 예전처럼, 다시 사냥을 갈 수 있다.

멋진 사슴을 찾아 커다랗고 날카로운 칼로 그 목을 가르고,

그 다음엔 훌륭한, 육즙이 흐르는 고기를 저녁으로 먹는 것이다.

하지만...

아빤 나를 향해 듣고 있는거냐고 다그친다.

아직 여길 떠나면 안되는데 뭘 하고 있는거냐고.

이미 이곳에 왔으니, 그냥 머무는게 어떻겠냐고.

그는 우린 가족이고, 내가 가진건 자기들 뿐이니 

자기들과 함께 여기 있자고 애원한다.

엄마와 동생이 우리와 함께 있자고 계속, 계속 외치는 소리를 마지막으로

시야가 깜깜해진다.



아, 제스파가 자기 목소리가 들리냐며, 날 깨우는 소리가 들린다...

눈을 뜨면 그가 악몽을 꿨냐고 묻는다.

그랬습죠.


2. ...응. 전에 말해줬던 그거.[각주:1]


제스파는 어쨌든 이제 끝났고, 

깨어난것 만으로도 운이 좋다고 다독여준다.

코어렉이 우릴 태웠던 뗏목은 꼭 종이배 같았다.

하지만 고맙게도 저쪽 어부가 우릴 살려줬다.

어부는 듄빌로 향하는 중이고, 우린 곧 도착할거다.


내가 얼마나 오래 정신을 잃고 있었어?


몇 시간 정도였다.

코어렉의 말 못하는 친구가 내게 건 주문은 꽤 특이했다...

반면, 제스파의 경우에는 

통수를 때리는걸로 충분하다 생각한 모양이다.

제스파는 자기가 운좋은 쪽이었던 것 같다고 농담한다.


>> 그렇구나. 무슨일이 있었는지 들었어?

아란티얼과 코어렉의... 대화 말이야.


들었댄다.

코어렉은 술 좀 끊어야 할 듯.

하지만 그를 따르는 수천명의 사람들은 다르게 보는 모양이다.

꼭 하이 원 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 처럼...

이제 그들을 뒷받침해주는 자칭 메시아까지 생긴 것 아닌가.

끝내준다.



코어렉이 우리에게 원하는게 뭔지도 잘 모르겠어.

비콘을 파괴하라는거야?


제스파가 잠시 생각에 잠긴다.

그가 들은바로는, 코어렉은 정화를 '진화'라고 생각한다.

우린 더 높은 존재가 되는 것이다.

말하자면, 존재의 새로운 레벨로 올라선다고나 할까.

그리고 코어렉은 엔데랄에 레드 매드니스가 퍼지는건

사람들이 여전히 진실을,

그러니까 라이트본의 죽음에 대해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엔데랄 인들은 여전히 미신을 믿으므로

질병으로 그들을 '솎아내는' 것이다.

자연 도태.

맞다, 어처구니 없는 소리다.

제스파는 '사람들은 언제나 자기들이 보고싶어하는 것만 본다니까' 라고 한다.


>> 그러니까 그건 전쟁이란 소리구나.

네림 인들이 엔데랄을 침략할거야.


그럴 것 같다.

어부의 말에 의하면 코어렉의 첫 번째 전함들이 이미 

듄빌 부근에 도착해있다고 한다.

네림에서 이곳으로

나머지 함대를 불러오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테지만, 그래도...

엔데랄은 그런걸 맞을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다.

대부분의 경비대원들은 훈련용 모형 외엔 무기를 휘둘러본 경험도 없다.

잘해봤자 도적들 뿐이거나.

달리 말하면, 우린 망했다.


그럼 이제 어쩌지?


제스파는 먼저 살아나온 것에 감사해야 한다고 말해준다.

코어렉이 이 사태에서 내가 맡은 역할을 알았더라면

지금쯤 우린 완전히 죽어있을 테니까.

듄빌에 도착하면 가능한 빨리 아크로 돌아가야 한다.

아란티얼과 다른 사람들은 이미 우릴 죽었다고 생각할게 분명하다.

제스파는 어부에게 마을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물어보라고 한다.


여기서 제스파와 계속 얘기를 나누면

동료 퀘스트 Every Day Like the Last, Part III 을 진행하게 된다.






  1. Jespar likes that. 호감도 상승 [본문으로]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