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o Souls, Part I


선행 Part of Something Momentous, Part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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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퍼가 되는 시험을 치르고 돌아온 후

칼리아와 대화하다 보면

개인 퀘스트가 시작되는 선택지가 나온다.


<Character> 이 모든 상황에도 그다지 놀라지는 않았나봐.

그러니까, 라이트본이 죽은거 말이야.


칼리아는 담담한 어투로

그냥 놀란걸 별로 표현하지 않는걸지도, 하고 대답하지만 이내

어떻게 보면 내 말이 맞을수도 있다며 긍정한다.

아마 그건 던워와 달리 그녀에게는

오더가 항상 이념을 상징했기 때문인 것 같다.

이념이란건 그걸 처음으로 생각해낸 사람이 죽었다고 해서 

함께 사라지는건 아니니까.

승격 예식에서 그랜드마스터가 

거의 비슷한 얘기를 했던걸 생각해보면 조금 우습다.[각주:1]

던워라면 아마 신성모독으로 여겼을 것이다.


라이트본과 그들의 '이념' 때문에 

수많은 생명이 희생된 적 없다는 것 처럼 이야기하네.

그것들은 네가 말하는 것 처럼 그렇게 자애롭진 않았어.


사실이다. 

라이트본이 군림하는 동안 수많은 범죄가 발생되었다.

그 사실을 축소하려는건 아니다.

하지만 칼리아는 그런 범죄 가운데 많은 경우에는

피치못할 사정이 있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예를 들어 내가 작은 섬의 왕이라고 생각해보자.

어느날 나의 왕국을 스카랙(Skaragg) 약탈자들이 습격해 왔다.

방심을 틈탄 기습이었기 때문에 약탈자들은 순식간에

도시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농지까지 진입해 왔다.

어쩔 수 없이 나는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포위에 대비하기 위해 성벽을 따라 군대를 배치할 것인가?

아니면 농부들을 구할 기회가 거의 없다는걸 알면서도

도시와 농부들 둘 다 구하지 못할 위험을 무릅쓰며

군대를 농지로 보내 약탈자들과 싸울 것인가?



1. 농지로 보내겠어.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는다면 내 손에 농부들의 피를 묻히게 되는거니까.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내 시도가 실패하는 바람에

스카랙이 도시의 방어를 뚫고 들어온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도시에 들이닥친 약탈자들에 의한 시민들의 죽음 역시 나의 책임이 아닐까?

칼리아가 말하고자 하는건 내가 어떤 선택을 하든

그 결정 때문에 날 비난할 사람들은 반드시 있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농부를 구하려는 시도가 실패하면 

나는 맹목적으로 이상만 앞세운채 행동했다며 비난받을 것이다.

반대로 도시에 머물렀다면 손 놓고 있었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는다.

물론 약간이나마 농부 구출 시도가 승리할 가능성도 있을테지만

그런 결정을 꼭 그렇게, 마치 주사위게임 하듯 내려야 하는걸까?

말했듯, 칼리아는 라이트본의 죄를 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건 아니다.

하지만 분명 그들에게도 위와 비슷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

수없이 많았을 것이다.


>> 재밌는 생각이네.

던워 말이 나와서 말인데, 의식 장소에서 나왔던 얘기들은 다 뭐야?

그가 널 '마녀'라고 불렀잖아.


칼리아는 그 질문이 언젠간 나올 줄 알았다며 침울해한다.

그녀는 내가 우울한 얘기를 할 기분인지 아닌지에 따라

대답이 달라질 것 같다면서

어차피 언젠가 누군가에게서 그 얘길 듣게 될텐데

자기가 먼저 해주는것도 나쁘지는 않겠다고 덧붙인다.


2. 듣고싶지 않았다면 묻지도 않았을거야. 말해줘.


듣고싶다면야.

칼리아는 "어디서부터 얘길 꺼내야 하나?" 한숨을 내쉰다.

6살 전의 기억은 하나도 나지 않는다는 것 부터 시작하는게 나을까.

그녀는 어디 출신인지 알지 못하고, 부모님도 모른다고 한다.


기억을 못한다고? 왜?


그녀는 자기도 알고싶다고 대답한다.



그녀의 첫 번째 기억은

어떤 마을 중앙에서 깨어났다는 것이다.

날은 어두웠고 머리는 어지러웠으며... 

'텅 빈' 것 처럼 느껴졌다.

아마 그게 가장 잘 묘사한 말일 것이다.

마침내 몸을 일으켜 주위를 둘러본 후에야 그녀는

주위 상황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어땠는데?


마을 전체가... 파괴되어 있었다.

사방에 남자, 여자, 아이들의 시체가 있었고

집들은 마치 어떤 미친 신이 거리에서 난동을 부린 것 처럼 부서진 상태였다...

그리고 그 모든건 불과 얼마 전에 벌어진 일이었다.

파괴된 흔적이 아직도 생생했던 것이다.

그게 뭐였든 칼리아에겐 깊이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일어나자마자 말을 탄 사람 세 명이 연기 사이로 등장했기 때문이었다.

그들 중 하나가 말에서 내려 시체 가운데 한 명에게 달려가며

칼리아 쪽을 향해 뭔가 외치기 시작했고

동시에 그녀는 머리 뒤쪽을 얻어맞아 의식을 잃고 말았다.

그 얘기를 이런식으로 누군가에게 얘기하는건 그녀에겐 

이상한 경험인듯 하다.

칼리아는 너무나 오래된 기억이지만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고 덧붙인다.


왜 그사람들이 널 공격한거야?


알고보니 그 사람들은 그 마을 출신 사냥꾼들이었다고 한다.

그들은 분명 멀리서... 그게 뭐였든 간에 

마을에 벌어지는 일을 목격하고는 말을 달려 돌아온게 분명했다.

적어도 칼리아는 그랬을거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진실은 영영 알 수 없겠지만.


그들이 마을에서 벌어진 일에 칼리아가 연관되어 있을거라 생각한건

그 일이 벌어지기 며칠 전, 마을의 신부가

황야의 성지 부근에서 그녀를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듣자하니 그녀는 해어진 옷을 입고 있었고

약제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혼수상태와도 같은 깊은 잠에서 깨지 못했다고 한다.

사냥꾼들은 아마 그때문에 그녀를 마녀나 불경한 짐승쯤으로 여겼을 것이다.



여섯 살짜리 어린애가 마을 전체를 파괴했을거라 생각했다고?

말도 안돼.


아마 나라면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 사람들은...

그냥 보통의 사람들에게는 아마 그게 가장 그럴듯한 해석이었을 것이다.

말도 하지 않고 제대로 숨도 쉬지 않는, 

게다가 얼굴에는 이상한 마크까지 있는 아이가

엄마도 없이 홀로 길가에 버려진채 발견되었다.

그런데 사냥을 떠났다 돌아왔더니 마을은 폐허가 되어있고

유일한 생존자는 그 주워온 어린애 뿐이었다.

미신을 믿는 농부들이 아니었다고 해도

그런 결론을 내리는건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 그렇구나... 그럼 그 사람들은 뭘 하려 한거야? 복수?


아마 그랬을 것이다.

사실, 칼리아는 그 부분을 너무 깊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게다가 생각할 이유도 사실 없다.

어쨌든 그들이 뭘 어쩌기도 전에 도망칠 수 있었으니까.

그녀는 심지어 홀로 아크로 향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녀는 길 없는 자였기 때문에

결국은 더 나아질 것도 없었다.


사람들이 널 언더시티로 데려갔구나.


맞다.

칼리아는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그 아래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게 바로 어린애의 이점 아니던가.

생각하지 않고 그냥 행동하는 것.

그래도 그곳의 겨울은 고통스러웠다.

만약 마스터 타이러스(Master Tyras)가 발견하고 돌봐주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아마 2년도 더 살지 못했을 것이다.


'마스터' 타이러스? 키퍼가 널 입양한거야?


맞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녀는 이곳에 있지 못했을 것이다.



"널 보자마자 내가 뭘 해야할지를 알았다." 그는 그렇게 말했었다.

물론 오더는 길 없는 아이를 입교시키는걸 원치 않았다.

내가 여기 있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하지만 타이러스는 크게 존경받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사람들도 결국엔 그냥 넘어갔다.


1. 그러니까 그냥 널 보고는 입양했다는거야?

사실 그건 좀... 비현실적인데.


정말이다.

하지만 당시 그는 칼리아를 발견하기 전

아내와 다섯살 난 딸을 모두 잃은 상태였다.

그러니 어쩜 그녀는 그들의 대용품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건 어찌됐든 상관 없다.

그녀는 그에게 모든걸 빚졌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그는... 좋은 사람이었고, 중요한건 그것 뿐이다.


오더는 왜 길 없는 자들이 자기네한테 합류하는 것에

그렇게나 신경쓰는거야?

우리가 이유 없이 그러는 것도 아닌데.


맞다. 우리에게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하지만 우린 둘 다 길 없는 자이고

따라서 성서대로라면 우린 자격 없는 자들이다.

칼리아는 나에게 아마 지금쯤이면

자기가 왜 말파스의 가르침을 던워처럼 받아들이지 못했던건지

이해할 수 있을거라고 이야기 한다.

일부 키퍼들에게 칼리아는 여전히 낙오자에 불과하고

그녀가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그 사실은 영원히 바뀌지 않을 것이다.


>> 그러니까 마스터 타이라스 덕분에 수련생이 될 수 있었던 거구나.


맞다. 그리고 이제는 키퍼가 되었다.

그녀는 자기의 인상적인 이야기는 이렇게 결말을 맺게 됐다며

즐거웠길 바란다고 덧붙인다.



2. 마스터 타이러스는 어떻게 됐어? 지금 어디 있는데?


사망했다...

그는 나이가 아주 많았고 그런 일은 누구도 어쩔 수 없으니..

칼리아는 이 이야기는 하고싶지 않다고 한다.


넌 정말 평범한 마을 어부의 딸처럼 보이지는 않아. 그건 그래.


칼리아역시 동의한다.


>> 그러니까 그 말은 던워가 그걸 사실로 믿었다는 소리네.

네가 마을을 파괴했다는 그 얘기 말이야.


맞다. 그리고 그걸 믿은건 그 혼자만은 아니었다.

칼리아가 수련생이 된 해 

그때의 사냥꾼 가운데 하나가 상점가에서 그녀를 알아봤다.

그녀를 오더 내에 들이기를 반대했던 자들에게

그 이야기가 얼마나 손쉬운 무기가 되었을지는

쉽게 상상 가능할 것이다.

이후로 그들은 칼리아를 경멸하듯 째려보는것은 물론이고

악마의 아이라던가 뭐 그런 별명을 생각나는대로 갖다붙였다.


2. 네게 능력이 있는건 내가 알아.

그리고 넌 그 시험을 통과한 유일한 사람이잖아...

사람들이 널 그렇게 대하는건 아마도 다른게 아니라 질투 때문일거야.[각주:2]


아마 그럴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능력은 힘든 노력의 결과이다.

사람들은 절대 알아주지 않겠지만.

재밌는건, 그녀가 어느정도는 자신의 그런 상황에 감사한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그녀를 그냥 혼자 두는 것 말이다.

덕분에 그녀에게는 더 중요한 것, 즉 자기 목표에만 집중할 시간이 늘어난다.


그게 뭔데?


여러가지다.

하지만 칼리아는 우울한 얘기는 이정도면 충분하다며

슬슬 이야기를 끝내고 싶어하는 눈치다.

이야기라면 아마도... 나중에 시간이 많을테니까.






  1. 이거 승격 예식 전의 대화인데... 그냥 오류인가봄 [본문으로]
  2. Calia likes that. 호감도 증가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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