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har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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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스파가 떠났다. 

자, 이제 정말 혼자이다.

선 템플로 텔레포트하여 비콘을 파괴하자.



스톤.

검은 돌을 파괴해야 한다.



아 이런... 렉실의 시체다.



비콘을 둘러싸고 있는 세 개의 돌을 파괴하면 된다.



모두 파괴하고 나면,

...여긴 우리 집인데...


이곳에 올 땐 항상 햇빛이 쨍하게 비쳤었는데,

지금은 비가 오고 있다.

집으로 가까이 가보자.



집 앞에는 예전에 없었던 네 개의 묘비가 보인다.



묘비를 만지면

제스파의 나레이션이 들린다.


위대한 철학자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모든 변화는 순간의 평정에서 비롯된다고.

그런 순간에는 보통

우리가 알고는 있지만, 볼 수 없는 곳에 깊이 묻어둔

모든 반갑지 않은 진실을 가리고 있던 베일이 열린다.

그리고 행동으로 옮길 것인지, 혹은 그냥 흘러가도록 둘 것인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건 오직 이 순간 뿐이다.

베일이 다시 가려지고

우리가 다시 습관의 노예가 되기 전의 순간.


나는 혁명을 믿지 않는다.

너무나 단순하고, 너무나 불같으며

대개는 애초에 의도했던 것 과는 정반대의 결론을 맺기 때문에.

하지만 내가 냉소적이든, 세상에 대한 믿음을 잃었든 간에

변화는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그건 폭발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장애물을 마주하게 되는 긴 길을 걷는 것과 같다.

장애물을 넘어가기로 결정할 수도 있고,

혹은 조용히 몸을 돌려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기로 결정할 수도 있는

그런 길 말이다.


선지자라고 기억될 사람의 희생이야말로

내가 옳다는 증거이다.

맞다, 누군가는 엔데랄의 몰락을 두고

하이 원의 승리라 할지 모르나, 사실 그렇지 않았다.

그건 하이 원의 승리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인류의 승리도 아니었다.

우리가 얻은건 평정의 순간이다.

우리만의 길고 험한 길을 걸을 수 있는 기회.

하이 원은 존재한다.

우리가 그들을 믿기 때문에.

우리가, 우리의 자만이, 그들에게 힘을 준다.

그리고 우리가 그들의 말에 더 귀를 기울일수록,

그들을 더욱 증오할수록

그들은 더욱 강해진다.

비콘, 기원을 알 수 없는 그 고대의 기계가

우리를 파괴할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을 통해

하이 원으로부터 영원히 해방될 수도 있다.

우리가 제대로 사용하기만 한다면.


아라질인들이 두 번째 비콘을 건설하고 있다는 소문이 들려온다.

이번에는 우리가 그 본질을 안다는 생각이 내게

내가 사랑했던 여인의 죽음이 헛되지 않았다는,

그리고 우리가 계속 걸어갈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엔데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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