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rden Ailsa's Diary
일기는 한 번도 써본 적이 없다.
워든 일로 너무 바빴기 때문에.
하지만 이제 죽어가고 있는데다 얘기할 사람도 하나 없다.
난 혼자고 머리 속 음악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워든들은 콜링을 들을 때 그걸 어떻게 알게되는지 항상 궁금했었다.
한 번은 술을 엄청 많이 마신 후 리암에게 물어본 적이 있었다.
"알게 될거야." 그가 말했다.
정말이었다.
처음에는 그냥 속삭임 정도에 불과했다.
기름칠 하지 않은 문 경첩이 삐걱대는 소리같은.
하지만 곧, 음악소리 말고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게 되었다.
스태프를 휘두르고 눈썹에 맺힌 땀을 닦아낼 때에도 들려왔다.
리암의 웃음 소리에 담겨 내 꿈속까지 쫓아왔다.
그 소리, 그 노래를 설명할 수는 없지만, 난 안다.
그것은 정신 안에서 자라나 몸을 갉아먹는 독이다.
나는 죽기 위해 이곳에 왔다. "죽음 앞에서는, 희생을."
하지만 난 얌전히 죽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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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스폰 무리를 뚫고 전진하면서
더 깊이 이동할수록 놈들도 더 많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내 예상과는 달랐다.
"딥 로드"라고 하면 다크스폰과 드워프 폐허, 동굴,
그리고 죽음이 떠오른다.
하지만 이 아래엔 완전한 지하 세계가 있다.
오늘은 릴리움 줄기 잎맥이 있는 식물들을 지나쳤다.
이전엔 본 적이 없는, 크고 작은 동물들이 조심스레 모여있는
상쾌하고 산뜻한 호수에서 목욕을 했다.
이런 놀라운 광경을 목격한 워든이 내가 처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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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호기심 때문에 집중을 할 수 없었다.
그게 어제였던가?
편안해서 방심해버렸다.
어차피 죽는다는걸 알고 있을땐 원래 그런 법이다.
하지만 그러다가 뭔가 끔찍한 것과 마주쳤다.
보기도 전에 벌써 냄새로 알 수 있었다.
시체들. 허록, 겐록, 내가 모르는 생물들...
수백 구나 절단되고 고문당한 채 구덩이에 버려져 있었다.
난 도망쳤다.
구멍을 보지 못했다.
다리를 움직일 수가 없다.
아프게는 보이는데 느낌이 없다.
음악이 너무 시끄럽고 허기가 너무 심하다.
그래도 아직은 기어갈 수 있다.
이렇게 죽고 싶지는 않다.